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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로봇대회 2026 WRC 참관기 2편 : 완성형 휴머노이드, 로봇 축구,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하루

2026년 9월 14일



1편에서는 협동로봇팔과 로봇손, 촉각센서를 중심으로 이번 WRC에서 눈에 띈 기술들을 살펴봤습니다.

2편에서는 조금 더 역동적인 로봇들을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두 다리로 걷고 팔을 움직이는 완성형 휴머노이드 로봇, 관람객들이 가장 많이 몰렸던 로봇 축구 경기, 그리고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재미있는 로봇과 부스들을 모아봤습니다.

이제는 진짜 사람처럼 : 완성형 휴머노이드들

이번 WRC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분야는 역시 휴머노이드 로봇이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휴머노이드라고 하면 걷거나 균형을 잡는 것 자체가 주요 볼거리였다면, 이번에는 물건을 집고 옮기거나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등 구체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모습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만져볼 수 있었던 ROKAE 휴머노이드

ROKAE 부스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단순히 전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람객들이 직접 로봇의 팔을 잡고 움직여볼 수 있도록 해두었습니다.

전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만지지 마세요가 아니라 오히려 직접 만져보라는 방식이어서 기억에 남았습니다.

로봇을 유리벽 너머에서 보여주는 전시물이 아니라 사람과 직접 상호작용하는 제품으로 보여주려는 자신감도 느껴졌습니다.


토스트와 커피를 준비하는 휴머노이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본 시연 중 하나는 베이징 인형로봇혁신센터(北京人形机器人创新中心)에서 선보인 가사 작업 데모였습니다.

휴머노이드가 토스트기에서 식빵을 꺼내고 컵에 음료를 따르는 등 일종의 아침 준비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동작 하나하나만 놓고 보면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나 간단한 일입니다.

하지만 로봇의 입장에서 보면 물체의 위치를 파악하고, 팔을 정확하게 움직이고, 적절한 힘으로 물체를 잡고 다시 원하는 위치에 내려놓는 과정이 모두 필요합니다.

1편에서 살펴본 로봇손과 촉각센서 기술이 실제 휴머노이드에 왜 중요한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복싱까지 하는 휴머노이드

Direct Drive Tech 부스에서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빨간색 복싱 글러브를 착용한 휴머노이드가 실제로 잽을 날리는 시연을 하고 있었습니다.

휴머노이드에게 복싱을 시키는 모습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빠르게 팔을 움직이고 다시 자세를 잡는 모습을 통해 관절의 구동력과 반응 속도를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좋은 데모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뒤쪽에는 사족보행 로봇까지 대기하고 있어 꽤 볼거리가 많은 부스였습니다.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AIMOGA

AIMOGA(墨甲)의 동반자 로봇 Argos 주변에는 특히 아이들이 많이 모여 있었습니다.

옆에는 판다 옷을 입은 작은 로봇까지 자리하고 있어 산업용 로봇 전시장보다는 잠시 키즈카페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WRC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느낀 점 중 하나는 중국에서 로봇을 단순히 산업 기술로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직접 만져보고 가까이에서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는 전시가 많았고, 로봇을 상당히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한 부스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던 순간 — 로봇 축구 경기

이번 WRC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을 하나만 꼽으라면 휴머노이드 로봇 축구 경기였습니다.

미니 축구장 형태의 경기장에서 조끼를 입은 휴머노이드들이 직접 공을 쫓아다니며 경기를 펼쳤습니다.

공을 몰고 가기도 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골대를 향해 슛을 시도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축구처럼 빠르고 매끄럽지는 않았습니다. 가끔 엉뚱한 방향으로 움직이거나 넘어지는 모습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장면 때문에 관중들의 반응은 더 뜨거웠습니다.

경기가 시작되자 주변은 순식간에 사람들로 가득 찼고, 대부분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촬영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것은 경기를 바라보던 아이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아직 신기한 로봇 축구지만, 지금 아이들에게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될 하나의 스포츠나 콘텐츠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 곳곳의 웃음 포인트

WRC라고 해서 진지한 기술 전시만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루 종일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에서 관람객을 웃게 만드는 로봇과 부스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로봇도 지금 농땡이 중입니다”

Magiclab 부스에서는 로봇팔이 붓을 들고 직접 서예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로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옆에 붙어 있던 팻말이었습니다.

“正在摸鱼中, 禁止告状”

우리말로 옮기면 대략 “지금 농땡이 중이니 이르지 마세요” 정도의 의미입니다.

열심히 붓글씨를 쓰고 있는 로봇 옆에 농땡이 중이라는 팻말을 붙여놓은 모습이 재미있어서 지나가던 관람객들도 한 번씩 웃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로봇 바텐더

또 다른 곳에서는 로봇팔이 레몬과 라임 등을 이용해 음료를 만드는 시연도 볼 수 있었습니다.

로봇팔에 옷까지 입혀놓아 멀리서 보면 실제 바텐더가 서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단순히 로봇팔의 정밀한 동작을 보여주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사람들에게 익숙한 작업과 연결해 기술을 보여주는 전시 방식이 확실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택배 포장도 로봇에게 맡깁니다

Magic-VLA를 소개하는 부스에서는 로봇팔을 이용한 택배 포장 작업도 시연하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퍼포먼스는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런 데모가 더 흥미롭기도 했습니다.

결국 로봇이 산업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려면 특별한 동작보다 사람이 매일 반복하는 평범한 작업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시장을 돌아다니다보니 작은 로봇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Magiclab 부스에서 판매하고 있던 로봇강아지 완구 MagicDog입니다.

한쪽에서는 방문객의 얼굴을 캐리커처 형태로 만들어 액자에 넣어주는 기념품 부스도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가 많아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습니다.

키즈 완구 코너에서는 UBTECH × JiMuGo의 블록 조립형 소방차 로봇 키트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직접 블록을 조립한 뒤 그래픽 프로그래밍을 통해 움직임을 제어하는 제품으로, 로봇과 코딩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교육용 완구라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점심은 후난식 소고기 쌀국수

아무리 로봇이 재미있어도 하루 종일 전시장을 돌아다니다 보면 결국 배가 고파집니다.

점심은 행사장 내 식당에서 후난(湖南)식 소고기 쌀국수를 먹었습니다.

큼직한 소고기까지 넉넉하게 들어 있어 생각보다 든든하게 먹었습니다.


2026 WRC를 돌아보며

두 편에 걸쳐 정리해본 2026 세계로봇대회(WRC)는 개인적으로 로봇이 손과 다리를 갖추는 것을 넘어, 실제로 사람의 일을 배우기 시작한 현장이라는 인상이 강했습니다.

1편에서 살펴본 로봇손과 촉각센서는 로봇이 물체를 만지고 느끼기 위한 기술이었다면, 2편에서 본 휴머노이드는 그런 기술들을 하나의 몸에 모아 실제 작업을 수행하려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토스트를 꺼내고, 음료를 만들고, 택배를 포장하는 평범한 작업부터 복싱이나 축구처럼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퍼포먼스까지 로봇이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위도 빠르게 넓어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WRC에서는 단순히 기술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사람들이 직접 로봇을 만지고, 체험하고, 웃고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전시가 많았다는 점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로봇 기술이 연구실이나 공장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우리의 일상 가까이로 들어오고 있다는 것을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아직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일하기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발전 속도라면 내년 WRC에서는 또 어떤 로봇을 만나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